2000년전 염모제에 ‘나노기술’
2000년전 염모제에 ‘나노기술’
  • 장업신문 jangup@jangup.com
  • 승인 2007.01.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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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공동 연구로 확인
연구팀, 고대 염모 기술 그대로 재현



2천년 전 고대 그리스-로마시대에 지금의 최첨단 나노테크놀로지(NT)에 해당하는 기술을 사용한 고급 염모제가 개발돼 상용됐다는 사실이 프랑스의 로레알사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등의 공동연구로 규명됐다.

역사 자료에 의거해서 연구팀은 2천년 전 당시의 처방으로 염모제를 재현했다.

이것을 모발에 도포한 결과, 모발섬유의 중심에 검은색 유화연의 5나노미터의 초미세 결정이 형성되고 블런드색 머리카락이 갈색으로 염색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것은 두발을 손상시키지 않고 탈색도 되지 않는다는 현대판 헤어컬러의 장점과 통하는 획기적인 염모기술로 공동연구팀은 당시 화장품 화학자의 높은 기술 수준에 경탄했다.

공동연구는 고대 유적지 발굴 및 유물 수집과 함께 고문서 자료를 탐색해서 과학과 함께 화장품산업의 기원을 더듬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자료에 따르면 백발이나 양모를 염색하는 염모제에는 그 당시 헤나라는 식물의 천연색소가 널리 사용됐는데, 이것은 탈색하기 쉽고 그 색상이 한정적이라는 불만이 뒤따랐다.

고대 그리스-로마시대에 이르러서는 연화합물을 이용한 염모제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산화연에 수산화칼슘과 소량의 물을 섞어 개어낸 페이스트 상태의 제품으로 르네상스시대까지 사용됐다.

로레알사의 연구자들은 그 당시 유명했던 그리스 의사 크라우디우스 가레노스가 기록해둔 처방으로 이 시기의 염모제를 재현했다. 이것을 모발에 도포하자 시간 경과와 함께 블런드색 두발이 서서히 갈색으로 바뀌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아가서 최첨단의 고성능 현미경을 이 고대 헤어컬러에 의한 염모 메커니즘을 해석했다. 그 결과 큐티클과 모피질 속에 크기 5나노미터의 방연광의 초미세결정(nano-crystal)이 형성돼 두발이 염색된다는 메커니즘이 판명됐다.

이 염모제는 모발을 형성하는 케라틴의 나선형 구조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머리카락을 염색할 수 있어 2천년 전 당시의 화장품 화학자가 모발 섬유를 훼손시키지 않는 영구 염색이라는 과제에 도전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고대 화학자들의 나노테놀로지 이용은 아마도 우연의 산물이었고 고대인들이 그 심오한 첨단기술을 이해했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지만 직물 염색의 경험에서 자연의 무기물을 이용하는 수준 높은 염모제 기술을 터득했던 것만은 확실하다고 한다.

현재 남은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으나 이처럼 2천년 전에 개발됐던 NT 활용 염모 기술은 앞으로의 21세기 화장품 개발에도 충분히 응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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