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판매 ‘호조’·방문판매 ‘부진’
통신판매 ‘호조’·방문판매 ‘부진’
  • 장업신문 jangup@jangup.com
  • 승인 2006.12.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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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화장품업계 뚜렷한 명암 … 8개 상장사 실적 대조적
화장품의 판매 경로로서 방문 판매와 통신 판매를 포함한 무점포 판매 채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인데 지금 일본 화장품업계 추세로는 방판과 통판 사이에서 명암이 뚜렷이 갈라진다. 일본의 화장품 기업은 영세기업과 중소기업까지 합쳐 그 숫자가 약 7백개로 매우 많은 것에 비해 증권시장에 그 주식을 상장한 공개기업의 숫자는 적다.

특히 방판·통판 화장품업계에서의 주식공개 기업은 방판주력의 기업 4개사, 통판 주력의 기업 4개사 등 모두 8사에 불과하다. 이들 8사의 2005년도 매출 신장에 의거해서 그 동향을 살펴보면 방판 주력 기업들의 부진, 통판 주력 기업들의 호조라는 명암 구분이 뚜렷해진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주력 사업인 화장품 매출의 신장이 ‘방판부진·통판호조’의 명확한 차이를 나타낸 현상이다. 결산에서 화장품 매출을 따로 공개한 6개사 중 방판 주력의 3사인 노에비아가 5.3%감소, 에이본이 9.3% 감소, 아이비화장품이 23.1% 감소 등 3개사가 나란히 크게 뒷걸음질 쳤다. 이에 반해 통판 주력 3개사는 판클 11.3% 증가, 하바연구소 2.7% 증가, 닥터시라보 11% 증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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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조 속에 활로 모색하는 방판

방판업계에서는 법망의 헛점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악질 상행위의 뜨내기 사업체가 들끓어 소비자 말썽을 일으키는 사례가 빈발해 왔다.

과거에 일본 암웨이의 다단계 상법으로 커다란 사회 문제가 생겼던 파문이 기억에 새롭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 측은 방판법 개정을 단행, 방판 비리를 단속하는 법규정을 엄격화 했다. 최근의 방판 화장품업계에서는 소비자 피해가 적어졌지만 여전히 일부 수법이 악랄해진 악질업자 때문에 피해사례가 간혹 발생하고 있다.

이런 실태는 방판이라는 판매 형태가 교통과 IT 발달로 시장 형태가 바뀐 현대 사회에서는 이미 뒤떨어진 구식 상법이 됐음을 시사해 준다. 실제로 일본 방판업계 전체의 매출은 1996년도를 절정으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이며 2005년도 판매액은 절정기의 80% 수준으로 위축되었다. 당초 방판이라는 소매 형태는 국토가 광대한 미국에서 탄생했다. 상점들의 낮은 밀도를 커버하려는 유통 수단이었다.

방판이 지금도 중남미 지역과 러시아·동유럽·중국 등에서 매출 신장률이 높은 까닭도 이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방판이 본격화된 것은 2차대전 패전 후였고 그 주역이 바로 화장품이었다.

일본의 대형 방판화장품 기업들의 창립 연도를 봐도 폴라화장품과 샹송화장품이 1946년도, 오펭화장품이 1953년도, 메나도화장품이 1959년도로서 이미 반세기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러나 일본 방판화장품의 최강자 노에비아 등은 1970년대에 출범해 업계에서는 신참자에 불과하다.

방판화장품이 일찍 뿌리내린 배경에는 종전 당시 일본의 주요 도시들이 전화에 휩쓸려 궤멸됐었다는 사정이 있었다. 화장품이 여성에게는 식량에 맞먹는 필수품이라는 사실은 설명이 필요없다. 그러나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 도시에 이르기까지 소매 유통의 기반이 무너졌고 여기에 방판화장품이 활약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

자택에 머물면서 화장품을 입수할 수 있는 방판제도가 상점 밀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소비자에게 환영받은 것이 당연 했다. 그리고 여성의 취업도 적었던 만큼 방판원의 취업 희망률이 높았고 가정 주부들이 자택에 머무는 비율도 컸다는 사회 환경이 이를 뒷받침했다. 방판화장품 업계의 톱기업 폴라화장품의 당시 매출이 1950년대초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시세이도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익은 시세이도를 능가한 정도였음을 봐도 방판화장품 거래의 성장세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에도 한계가 있었다. 일본의 전·후시대도 반세기 이상을 경과하면서 방판화장품의 성장을 도왔던 환경과 풍토가 사라졌다. 화장품의 점포 밀도가 드럭스토어 등 새로운 소매업태의 탄생과 함께 상승 추세인 동시에 ‘자가용차 시대’가 화장품 점포에서의 구매를 쉽게 만들었다.

24시간 영업의 편의성, 장시간 영업의 드럭스토어, 수퍼마켓 등 늦은 시간까지 화장품을 취급하는 점포가 늘면서 직장 여성과 아르바이트 주부들이 시간 제약없이 매장 앞에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일본 방판화장품 쇠퇴의 배경이다. 소비자가? 방판 공급에 의존할 필요성이 차츰 사라진 것이다.

방판화장품의 매출은 일본방판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1997년도의 7천1백16억엔에서 98년도에 0.5% 감소, 99년도에 5.4% 감소, 2000년도 0.7% 증가, 2001년도 1.5% 감소, 2002년도 7.2% 감소, 2003년도 5.3% 감소, 2004년도 2.7% 증가라는 기록을 되풀이 했고 2004년도 매출은 결과적으로 5천9백65억엔으로 위축되었다. 이 추세는 다시 2005년도로 이어져 5천8백억엔 안팎으로 감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7년도와 비교하면 최근 8년 사이에 무려 18.5%의 하락폭을 보였다. 이 기간 중에 일본 경제의 장기 불황 여파 때문에 화장품전체의 출하액은 1조5천1백32억엔에서 1조 5천85억엔으로 조금 줄었지만 그 하락폭은 마이너스 0.3%에 불과했다. 방판화장품의 위축이 두드러졌다는 것은 전체 화장품업계에서 그 지위가 후퇴했음을 뜻한다.



통판 앞날 미지수, 기업 전력이 열쇠

한편 통판화장품 각사의 매출이 신장한다는 것만으로 과연 그 앞날이 밝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통판업계 전체를 보면 확대추세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2004년도에 통판전체의 매출이 3조 4천억엔에 달해 방판전체의 2조 7천3백30억엔과 역전됐다. 2005년도에는 이 추세가 더욱 확대되어 2006년도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통판매체로서의 인터넷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통판과 소비자 간의 접촉점은 카탈로그, 신문삽입 광고전단, 그리고 신문잡지의 광고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IT 사회의 도래로 인터넷이 강력한 매체로 등장하면서 거대한 사이버마켓이 형성되어가고 있다.

일본 정부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인터넷 이용자는 2005년도 8천5백29만명에 달해 인구 보급률의 67%를 차지 했다. 네티즌이 대상상품을 어떻게 알게됐느냐는 조사에서는 넷사이트가 쇼핑사이트와 메이커사이트를 합쳐 32%로, 점포점두의 36% 다음으로 2위였다. 신문·잡지·TV 매체를 통해서라는 대답이 12%, 카탈로그 광고전단은 5%에 그쳤다. 2천7백만명 이상의 소비자가 인터넷사이트에서 상품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그러나 통판화장품의 매출 규모는 오랜 역사를 지닌 방판화장품에는 아직도 미치지 못한 상태이다.

통판의 상품별 데이터는 대분류의 추정치 밖에는 없고 화장품은 잡화 속에 포함된다. 잡화가 통판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도 현재로 30% 전후, 금액으로 9천3백억엔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잡화 카테고리 속에는 화장품 말고도 취미용품, 미용건강 의료용구, 서적, CD 테이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그 중 화장품은 20% 정도로 추정된다. 따라서 2005년도 통판화장품 규모는 매출 1천8백억엔 쯤으로 추정되며 이것은 방판화장품의 1/3규모 이다.

통판전체의 매출이 방판전체를 능가하고 더욱이 인터넷 인구의 증대라는 유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통판화장품의 매출 규모가 아직은 방판화장품 규모에 크게 못미치는 까닭은 화장품의 상품 특성, 그리고 판매 채널의 다양화 추세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은 브랜드별로 섬세하고 미묘한 차이가 있고 그 색상과 향기·촉감 등이 화면만 보고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화장품 구입의 기본은 상품의 실물을 직접 점검하고 체험하는 것이다. 이같은 실제 상품과의 접촉이 중요하며 따라서 대면 판매가 여전히 중요시 된다. 이것이 의약품·서적·테이프·건강식품 등 다른 잡화와의 차이점이다.

똑같은 무점포 판매라도 방판화장품과 통판화장품의 차이는 이 같은 상품 체험 기회가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방판화장품의 경우 판매원이 상품 견본을 휴대함으로써 점포의 대면 판매를 대신한다.

그렇다해도 인터넷 인구 증대라는 환경과 편리성이라는 배경으로 봐서 통판화장품의 규모가 확대될 것은 틀림 없다.

현재 일본의 화장 인구는 약 5천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장품 연령의 저하로 그 숫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통판화장품 전체의 활동적인 고객층은 IT화 보급 증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상 인구의 4~5% 정도가 한계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모두 약 2백만~2백50만명의 잠재 고객을 통판화장품업체들이 확보하는 셈이고 앞으로 진출 기업 수가 늘어날수록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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