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레알-에스티로더-시세이도 세계 화장품시장 ‘지역리더’ 역할
로레알-에스티로더-시세이도 세계 화장품시장 ‘지역리더’ 역할
  • 장업신문 jangup@jangup.com
  • 승인 2006.07.1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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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주·아시아 시장 이끌어 … 화장품 비중 90% 수준
유럽과 미주, 아시아를 대표하는 화장품 기업을 꼽으라면 유럽은 프랑스의 로레알, 미주는 미국의 에스티로더, 아시아는 일본의 시세이도가 지목될 것이다.

그리고 구미와 아시아 등 3대륙은 화장품의 3대 시장이다. 이들 3개 화장품 회사의 매출에서 차지되는 화장품 비율은 헤어케어 제품·업무용 제품·약용화장품까지 포함해서 로레알이 98%, 에스티로더가 100%로 완전한 화장품 전문업체이며 시세이도도 90% 수준을 넘는다.



● 로레알 독주체제 확고

그러나 구미·아시아를 대표하는 3대 화장품 회사라지만 로레알의 압도적 존재와 다른 양사간의 격차가 심하고 규모면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

로레알의 2005년도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1백45억3천2백50만 유로였다. 최근의 환율로 달러 환산하면 1백87억4천8백만 달러이다.

미국의 에스티로더의 2005년도 매출은 63억3천6백30만 달러였다. 전년 대비 신장률이 9.4% 증가로 로레알을 능가했으나 그 매출 규모는 로레알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또 시세이도의 2005년도 매출은 6천7백9억5천7백만 엔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였다. 달러로 환산하면 61억 달러이다. 로레알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친다.

미국과 일본의 톱메이커 양사가 합쳐도 1백24억3천만 달러 매출로 로레알 실적에는 63억 달러 이상이 뒤지게 된다.

로레알은 1백년 간의 역사를 지녔으나 30년 전인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샤넬과 크리스찬디올에 비해서 엄청 뒤떨어지는 화장품 기업이었다.

쉽게 말해서 2류급 말단을 맴도는 업무용 화장품 기업에 불과했다. 이것이 린제이 오엔 존즈가 CEO로 취임한 1980년대부터 헬레나루빈스타인·비오템·메이블린·레드켄 등의 브랜드 매수 전략을 전개해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톱 기업으로 약진하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로레알은 현재 세계 58개소에 거점 오피스를 설치하고 세계 1백30개국에 제품을 판매 중이다.

최근 수년 사이에는 아시아·중남미·동유럽 등의 신흥개발도상국 시장에 주력해 왔다.

이같은 노력의 성과로 로레알이 거대 기업체이면서도 높은 성장 동력을 지속해 압도적인 규모로 발전하는 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1995년도의 매출 실적은 프랑스 회계 기준으로 81억3천6백만 유로였다. 이것이 2004년도에는 145억3천4백만 유로로 확대되었다. 불과 9년간에 매출 78.6% 증가, 연증가율로 따져 6.6% 신장을 거듭한 셈이다. 2005년부터는 유럽연합이 회계기준을 국제 회계기준으로 통일했기 때문에 새 기준으로 로레알도 전환했다.

그러나 새 기준에 의거해도 전년 대비 6.5%의 성장이었으므로 과거 10년간의 연성장률은 6%중반 수준이었다. 그리고 이 사이에 로레알은 이렇다할 큰 규모의 기업체 인수합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이 만큼의 성장을 오직 화장품의 글로벌 시장 전개에만 의존해서 이룩했던 것이다.

한편 에스티로더는 과거 10년간의 매출 신장율이 8.3%로 로레알을 능가했지만 이같은 성적은 화장품 매출에만 의존한 로레알과는 달리 1990년대 후반에 맥·바비브라운·드라메드·아베다·조지마론·범블범블 등 유력 브랜드를 적극 매수한 성과였다.

그리고 시세이도는 과거 10년간의 연증가율이 2% 미만으로 선두 양사에 크게 뒤졌다.

시세이도는 M&A에서 특별한 것이 없었고 국내 시장에 무게 중심을 둔 영업 전략을 취해 로레알에 비해서 글로벌 전략면에서 크게 뒤떨어졌다.



●개도국 신흥시장 견인차역 해외 전략면에서의 차이가 톱메이커 로레알과 이를 뒤쫓는 2위 그룹 양사간의 큰 격차를 조성한 사실은 2005년도 화장품 매출의 지역별 구성비를 봐도 분명하다.

로레알의 매출 구성비는 서유럽이 47.4%, 북미 27.2%, 기타 지역 25.4%로서 창립 기반인 서유럽 지역 매출이 절반 이하이다. 본국인 프랑스의 매출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기타 지역은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등으로 다시 분류되는데 아시아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태반이 경제 신흥 지역이다. 이들 기타 지역 전체에 대한 구성비는 아시아 9.7%, 중남미 6.1%, 동유럽 4.8%, 그리고 기타가 4.8%였다.

이보다 한해 앞선 2004년도의 구성비는 서유럽 50.4%, 북미 26.8%, 기타 지역 22.8%였다. 기타 지역 중 아시아는 9.3%, 중남미 5.2%, 동유럽 3.8%, 그리고 기타 4.5%의 분포였다. 따라서 1년 사이에 기타 지역의 구성비율들이 모두 확대되었고 기타 지역 전체의 비중이 북미에 거의 맞먹는 규모로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2위 그룹인 에스티로더와 시세이도가 글로벌 전략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 다만 동유럽 시장과 중국 시장 등 세계 1위, 2위급 신흥 시장이 가까운 곳에 있는 만큼 일찍이 더 큰 관심을 쏟았어야 했는데도 이들이 로레알에 비해 글로벌 전략면에서 크게 뒤진 것 만은 부인할 수 없다.

에스티로더의 2005년도 지역별 매출 구성비는 북미 53.3%,유럽·중동·아프리카 33.4%, 아시아·대양주 13.2%였다.

북미와 서유럽이 합쳐서 80% 수준의 비중이고 주력 시장인 북미 매출이 7.4% 증가의 호조였기 때문에 신흥국 시장 전개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시세이도 역시 2005년도의 매출 지역 구성비는 국내가 70.6%, 유럽 12%, 아시아·대양주가 10.3%, 미국 7.1%로서 해외 비중이 29.1%에 그쳤다.

그러나 국내 신장률은 2.1%, 국외 신장률이 12.3%였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전략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수치이다. 위에서 비교한 대로 로레알의 글로벌 전개는 다른 양사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크게 앞섰다. 특히 개도국 신흥 시장에서 눈부신 진전을 이룩하고 있다.



● M&A로 P&G 공세 막아

지난해 초 오엔 존즈 회장 겸 CEO가 로레알 경영의 2005년도 과제를 두 가지 내세웠다.

첫째는 경영톱의 젊은 피 도입이다. 오엔 존즈 회장이 최고 경영자로 취임한 것이 1988년도이므로 2005년도는 18년째 되는 해였다. 그는 2006년 4월에 CEO 자리를 미국 로레알 사장이었던 장폴 아공에게 이양했다.

두번째 과제는 20년간 두자리 증익률의 장기 연속 기록을 21년간으로 이어간다는 목표였다. 그리고 2006년의 연례 보고서에서 오엔 존즈 회장은 자랑스럽게 이 두 가지 약속된 과제가 모두 성취되었고 밝은 미래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기보다 10세 연하인 49세의 아공 신임 CEO에 대한 기대와 신뢰감을 피력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로레알이 21년 연속으로 두자리 증익 기록의 신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기업 회계에는 경상이익이라는 개념이 없고 이에 해당하는 항목이 ‘세금 공제전 이익’이다. 이같은 세금 공제전 이익의 두 자리 증가를 21년간이나 지속했으므로 유럽 산업계의 큰 화제는 물론 세계 화장품 업계에서 희귀한 경영 실적 기록의 금자탑을 수립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로레알의 2005년도 세금 공제전 이익은 23억7천9백1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5.4%의 증익을 이룩했다. 이것은 증가율6.5%를 훨씬 크게 능가했다. 수익성을 크게 향상시켜서 두자리 증가를 실현했다는 뜻이 된다.

과거 10년간의 증감률도 연율 6.5% 수준이였으므로 그 동안 21년간이나 두자리 증감을 지속한 것은 수익성의 계속적인 개선 노력이 이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의 매출 공제전 이익율은 11%였으나 2005년에는 16.4%로 향상했다. 10년 사이에 5.4% 포인트가 개선된 셈인데 이런 노력이 6% 대의 증수 실적과 함께 두자리 증감율의 장기 지속 신화를 연출한 것이다.

특히 로레알은 기업 수익 창출의 원천인 연구개발 비용이나 광고 선전비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인건비 중심으로 경비 절감에 힘써 왔다.

그리고 효율성 추구의 상징이 바로 브랜드의 선별화·압축화였다.

로레알은 △ 헤어케어 △ 헤어컬러 △ 스킨케어 △ 메이크업 △ 프레그런스 등 화장품 5개 분야에서 업무용품·일반 소비자용품·고급 화장품·약용 화장품 등 4개 부문 전개를 하고 있다.

로레알은 1980년대 중반에 창업 이래 난립 중복된 브랜드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1988년 취임한 오엔 존즈 회장이 최초의 브랜드 절감 전략에 착수했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글로벌 브랜드를 18개로 압축시켰다.

즉 업무용 제품 브랜드는 △ 로레알 프로페셔널 △ 케라스타즈 △ 레드켄 △ 마트릭스 등의 4개 브랜드,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 로레알파리 △ 메이블린 등의 브랜드, 고급 화장품에서는 △ 랑콤 △ 헬레나루빈스타인 △ 비오템 △ 조르지오아르마니 △ 팔프로렌 △ 캐샤렐 △ 킬즈 △ 슈에무라의 8개 브랜드, 그리고 약용 화장품에서 △ 비쉬 △ 라로쉬포제의 2개 브랜드이다.

로레알은 이처럼 엄선된 그로벌 브랜드를 앞세워 지역 특성에 맞춘 효율적 마케팅을 추진하므로써 개도국 신흥 시장에서도 시장 침투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

아공 신임 CEO는 유럽 각지와 함께 앞으로 사업 번영의 열쇠가 될 아시아 지역과 미국내 사업의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신흥국 시장들에 적극적인 공세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속 두자리 성장 기록을 어디까지 이어갈지 주목된다.

로레알 자체는 화장품 전문 업계에서 압도적인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고 연속 두자리 성장의 지속도 별다른 난관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용품 메이커의 거인인 P&G가 최근 중심을 저수익인 일용품 분야로부터 화장품쪽으로 급속히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로레알 측에서는 커다란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P&G는 앞으로의 사업 전략 중추를 수익성 높은 화장품 분야로 설정했으며 헤어케어 제품 브랜드 크레이롤과 웰라 등을 잇달아 매수해 뷰티케어 산업에 적극 진출할 태세이다.

P&G의 2005년도 뷰티케어 매출은 14% 증가인 1백94억8천3백만 달러에 달했고 절대 액면에서 로레알을 능가했다. 다만 P&G의 뷰티케어에는 생리적 용품도 포함되었으므로 실제적으로는 이 분야에서 로레알을 능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구미 화장품 업계는 P&G가 로레알의 대항마 역할을 할 날이 멀지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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